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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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성일
Apr 11, 2024 07:28 A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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《보편 교양》

  • 입시를 준비하는 고3 대상으로 ‘고전 읽기’ 수업을 연 국어 교사의 이야기
    • 대부분의 학생은 ‘더 나은 선택지가 없어’ 해당 과목을 골랐고, 진짜로 고전에 흥미 있는 학생은 거의 없었음
    • 그 와중에 빛나는 한 학생
    • 마르크스의 ‘자본론’을 골라 열심히 읽고, 교사가 보기에도 훌륭한 분석을 해냄
    • 그런데 그 학생 부모가 ‘좌파 수업’을 한다는 이유로 민원 제기
    • 교사는 평생 부조리와 직접 싸워본 경험이 없었지만, 이번에는 학부모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주기 싫은 ‘투쟁 의지’가 생김
    • 그런데 갑자기 학부모가 말을 바꿈. 전화로 ‘잘 알지도 못하고 곤란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’며 꼬리 내림
    • 고전 읽기 덕인지 모르지만 학생은 학생부 종합으로 서울대 합격. 갑자기 고전 읽기 수업도 떡상.
    • 교사는 내심 기뻤지만…
    • 서울대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, 고전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보편 교양을 쌓을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학생을 성장시켰다는 점에 의의를 느낌
    • 뿌듯해하며 내년 수업을 준비하던 중 학생이 찾아옴. 부모님이 꼬리 내린 이유를 물어보자 학생은 ‘입시 컨설턴트 쌤이 설득해줬다’고 함
    • 감사의 의미로 학생이 준 고급 쿠키를 버적버적 씹으며 교사는 묘한 씁쓸함을 느낌
  • 내 고등학교 기억 속 한 선생님이 떠오름
    • 코딩을 좋아하는 젊은 영어 선생님
    • 영어 수업을 ‘발표식’으로 진행했다
      • 조를 짜서 영어 지문을 분석하고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방식
      • 나야 재밌는데… 교실 구석에서 자고 있는 애들이 이걸 제대로 해 올까? 싶었음
      • 기대 이상으로 모든 학생들이 열심히 참여
      • 다음 학기에는 다른 영어 선생님이 들어왔는데, ‘나는 ㅇㅇ쌤처럼 수업 못해’ 선언 후 바로 지문 문법 단어암기 달달 방식으로 돌아감
    • 방과후 수업으로 ‘나만의 홈페이지 만들기’ 진행
      • 기초적인 HTML을 배우고 내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
      • 크게 흥미 없는 학생들 몇십 명을 붙잡고 고군분투하던 모습이 생각남
      • 그 선생님은 왠지 모르게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…
      • 해당 수업에 (아마) 제일 열심히 참여하다 보니 점점 나를 보는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음
  • 뻔한 현실을 애써 포장하고 부정하는 안쓰러운 지식인의 초상. 나약하고 힘 없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음.

《이응 이응》/ 김멜라

  • 최근에 읽은 해설 중에 가장 현학적인 해설을 발견…
    • ‘애도 불능의 멜랑콜리는 주체의 안팎을 구성하는 살갗의 타자적인 만남을 통해 치유된다.’
    • ‘오토에로티즘의 실현으로서 이 장면은 몹시 중요한데, 소설이 퀴어한 인물의 주체성과 정체성의 문제, 그리고 그것의 수행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세계의 존재 역학, 구체적으로는 섹슈얼리티와 죽음의 문제를 가시화하면서 세계 전체를 퀴어화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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