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40229 지원 화법

생성일
Feb 29, 2024 10:36 A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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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

  • 우리 회사 시니어 한 분의 이야기다. 이 분의 화법에 관해 말해보려 한다.
  • 이름은 ‘지원 화법’이라 붙였다.
    • 물론 그 분의 이름은 ‘지원’이 아니다.
    • 멋대로 그 분 이름을 붙이고 화법에 관해 글을 쓰는 건 실례가 아닐까 싶었다.
    • 그래서 과 동기이자, 같은 회사에 다니는 ‘양지원’의 이름을 빌렸다.
    •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, 지원의 이름을 갖다 쓰는 건 합리적이다.
      • 지원은 ‘지원 화법’에 감명받은 사람이다.
      • 지원은 ‘지원 화법’을 나에게 알려준 사람이다.
      • 지원은 ‘지원 화법’을 실생활에 녹이려고 노력 중이다.
      • 지원은 내가 블로그에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쓰든 말든 크게 관심이 없다. (아마)

지원 화법이란?

  • ‘햇님과 바람 이야기’를 아는가?
    • 햇님과 바람이 내기를 했다.
    •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먼저 벗기면 이기는 경기였다.
    • 바람이 힘껏 노력했지만, 나그네는 외투를 더 여밀 뿐이었다.
    • 햇님이 따뜻한 볕을 내려쬐니, 나그네는 자연스레 외투를 벗었다.
🤚
‘햇님’이 아니라 ‘해님’이 표준어다. 하지만 ‘해님’은 ‘자장면’ 급으로 어색하다. 시적으로 허용했다.
  • 지원 화법은 햇님의 방식으로 ‘대화하는’ 것이다.
  • 그 시니어 분의 화술은 이렇다.
    •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, 가만히 있는다.
    • 상대방이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하면, 엄청나게 칭찬한다. (햇볕 내려쬐기)
    • 이를 반복한다.
  • 엄청나게 간단해 보인다. 하지만 쉽지 않다.

업무 현장에서의 예시

  • ‘일을 미루고 핑계대는 게 마음에 안 드는군.’
    • 일을 미룰 땐… “…….”
    • 기한 내에 일을 마무리하면… “승현 씨가 A 업무를 시간 안에 마무리해주신 덕분에, 제 업무 효율이 몇 배는 올라갔어요. 승현님이 책임감과 목표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시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봐 왔어요. 굉장히 업무를 잘 해주고 계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.”
    • 다시 일을 미룰 땐… “…….”

연애 현장에서의 예시

  • 응용력이 좋다면 연애에서도 활용할 수 있겠다.
  • ‘애인의 이 옷은 마음에 들지 않는군.’
    • 그 옷을 입을 땐… “…….”
    • 다른 옷을 입은 날엔… “오늘 옷 너무 예쁜데? 난 작정하고 꾸민 느낌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오버핏 셔츠랑 데님이랑 같이 입으니까 완전 꾸안꾸 정석이라고 할까? 이렇게 편하면서도 옷 잘 입은 느낌 나게 하는 게 진짜 어렵잖아 (후략)”
      • 이건 과하다.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.

단점

  • 시간이 오래 걸린다.
  • 말하지 않으면 본인의 단점을 영영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.
    • 지원 화법의 숙적이다.
  • 고도의 감정 절제 능력이 필요하다.

결론

  • 섣불리 지원 화법에 도전한다면, 혼자서 생쇼 하다가 복장이 터져버리기 십상이다.
  • 그러나 이 화법을 잘 활용한다면 큰 무기가 된다.